AI 접목된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급성장…정부 육성정책 대거 등장
의료데이터, 임상시험 등 의료 AI 기반 시험인증 인프라 활성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의료 인공지능(AI) 기술과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도 보편화되고 있다. 현재(2023년 기준) 미국 FDA에서는 700여개 제품, 국내 식약처에서는 200여개 제품이 이미 인허가를 받고 시장에 출시 중이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의료가 융합된 형태인데, 실시간으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지능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의료 서비스를 넘어 4P(Personalized, Predictive, Preventive, Participatory) 중심의 질병 예방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ASTI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AI 의료 및 헬스케어 산업은 오는 2027년 시장 규모가 약 674억달러(약 89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주요 선진국들이 이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발 빠르게 육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의 오작동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AI 기술이 접목된 의료기기의 성능과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기반 구축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4월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1차 의료기기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2023~2027년)’을 발표하며 바이오헬스 강국 도약을 위한 신산업 육성을 본격화했다.

지난 1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디지털헬스 혁신 제품·서비스 수요창출 및 상용화 지원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및 데이터의 산업적 활용 방안 마련 ▲현장 중심의 바이오-IT 융합인재 육성 ▲민간 투자 및 수출 지원 등 디지털헬스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4대 정책 방향을 제시했고, 대구광역시도 첨단의료헬스케어 산업을 미래산업 육성과제로 선정한 바 있다.

의료 AI 산업 확장에 따라 관련 기술을 검증하는 시험인증 산업계도 대응 체계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주요 시험인증기관들이 의료 AI 분야에 모두 뛰어들었고, 그중에서도 KTL(원장 김세종,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현재 가장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KTL은 산업통상자원부 ‘영상진단 의료기기 탑재용 AI기반 영상분석 솔루션 개발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지난해 6월에 대구광역시 내 의료인공지능개발지원센터를 개소하며 의료 AI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총 1130평 규모로 설립된 센터는 의료영상정보 데이터셋 및 오픈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 개발, 영상진단기기 상용화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또한 KTL은 정부 ‘스마트 헬스케어 종합지원센터 구축 사업’을 통해 국내 스마트 헬스케어 기업의 제품 기획, 개발, 시험인증 등 국내외 시장 진출 촉진에 필요한 원스톱(One-Stop) 서비스도 제공한다.

KTL 직원이 의료영상 빅데이터 서버 시스템을 이용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KTL
KTL 직원이 의료영상 빅데이터 서버 시스템을 이용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KTL

하드웨어(H/W) 의료기기를 넘어 소프트웨어(S/W) 의료기기에 대한 기술도 지원한다. 정부‘디지털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시험평가센터 구축 사업’을 진행하며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 Software as Medical Device)의 안전성 검증, 위험관리가 가능한 장비 20여종도 구축했다.

또 의료 AI S/W 또는 알고리즘에 대한 평가 절차 수립 및 시험 서비스 제공하고, 국내 최초로 의료 AI 시험성적서를 발급(2019년 10월)한 바 있다.

이 밖에도 KTL은 약 50만여 건의 고품질 의료 데이터를 보유하고, 국내 의료 AI 기업들이 구축된 의료 데이터를 AI 알고리즘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초연결 치과산업 플랫폼 개발 및 실증사업’을 통해 디지털 덴티스트리(디지털화된 치과적 기술 또는 장비)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KTL 향후 의료 데이터 기반 임상시험 기술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KTL은 기존에 확보한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의료영상 중심의 AI S/W에 대한 임상 시험평가를 수행한다는 목표다.

박성용 KTL 바이오의료헬스본부장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의료 인공지능 분야 시험평가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기술지원을 수행할 수 있었다”며 “국내 AI 의료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와 수출 판로 개척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영 KTL 의료인공지능개발지원센터장은 “생성형 AI, 온보드 AI 등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이 기존 기술에 더해지고 인허가 제도가 개선되면, 향후 의료 인공지능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AI 중심의 디지털 의료제품 기술과 정부 정책지원을 위한 전문 연구센터 역할을 다하기 위해 관련 분야 역량강화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KTR(원장 김현철,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은 디지털 병리 시험인증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분자설계연구소(BMDRC)와 협력해 조직 샘플 슬라이드 이미지(WSI)를 디지털 전환하고, AI를 활용한 이미지 분석으로 진단 분석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개선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병리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화학물질의 생체 내 유해성을 판단하는 독성시험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등 의료바이오 분야 시험분석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15일 개소식을 진행한 수면산업진흥센터 내에서 수면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KTC
15일 개소식을 진행한 수면산업진흥센터 내에서 수면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KTC

KTC(원장 안성일,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는 현재 AI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시험평가와 관련해 의료기기 사이버보안과 소프트웨어 Validation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과기부의 데이터품질인증제도를 통한 데이터 품질인증 그리고 AI+ 인증과 관련된 시험기관 지정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AI Q마크 인증이라는 KTC 자체 인증 체계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 밖에도 KTC는 현재 KTR와 공동으로 AI 신뢰성 시험인증서비스 R&D를 수행하며 ISO/IEC TR 24028:2020 기반의 AI 신뢰성평가 시험인증과 절차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에는 KTC 수면산업진흥센터를 개소하고, 수면 실증을 통한 빅데이터화로 향후 AI 의료기기 사업 추진에 나선다는 목표다.

KCL(원장 조영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역시 AI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시험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고, 기능안전 소프트웨어 표준인 IEC 62304 관련 사업, 식약처 의료기기 사이버보안 체크리스트 등과 관련된 업무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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